
이어폰에 눈이 멀어 아이리버 신모델에 관심이 있어, 삼성동 아이리버 존에 들려서 한 십분 만져봤.. =_=
소문만큼 속도가 느리지는 않았다. 터치 반응도 만족할만큼은 되었고. 다만 아이팟에 비하면 메뉴 진입시
한 500ms 정도의 딜레이가 있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별 대수로운건 아니었고.
곡 재생중 EQ를 바꿀수는 있는데 세부설정이 안되는건 나중에 좀 고쳐야 하지 않을까? 아이팟도 안되긴
하지만 어차피 아이팟의 EQ는 없는 기능이라고 생각하는게 속이 편한 기능인만큼 (…) 아예 쓸일이 없어
그부분이 불편하진 않았지만, 국내 모델의 EQ는 실제로 쓸수 있을만한 수준들이니까.
디자인은 실물쪽이 훨씬 나아보였다. 다만 사진보다 실물은 좀더 크다는 느낌? 외장 우레탄 비슷한 느낌의
완전한 무광이었다면 파스텥톤 분위기가 나는 디자인이 더 살았을것 같은데 이건 아마 우레탄 재질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때문일지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던 저 특유의 2단 분리(…) 디자인은 실제로 보니 그다지 어색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음모델에선 크기를 좀 줄여야 하지 않을까.
인상적이었던건 메인 UI. Zune HD와 비슷한 분위기인것 같은데, 꽤 예쁘다. 도무지가 뭔지 알아보기 힘든
아이콘 보다야 타이포그라피가 주축이 되는 디자인이 확실히 보기에도 세련되고 쓰기에도 직관적. 게다가
액정 화질도 꽤 좋은편이라 일단 전원만 넣어봐도 기존 아이리버 모델들보다는 훨씬 나아 보였다. 이모션
UI는 언젠가 바벨튠즈(…) 를 만들때 집어넣어야지 하며 몇년전부터 생각했던건데 제품이 나온걸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건 다 비슷비슷한듯. 인상적인 메인 화면에 비해 재생화면은 좀 평이한 느낌이 있다.
코원같은 본격적 사용자 이용해먹기..(…) 는 아니더라도, 사용자들 대상으로 간단한 공모전같은걸 해서
커스텀 펌으로 몇개 지원해 주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페이스는 언제나 ‘이걸 사용하는
녀석들은 모두 아이큐 한자리의 바보들이다’ 라고 생각하며 만들어야겠지만, 정말로 필드에 물건을
내놓고 보면 많은 사용자들은 개발자들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더 머리가 좋고 참신하니까.
터치버튼은 좀. =_= 이건 개인취향. 혐오한다. 애플은 3세대에서 집어넣었다가 , 사용자로 부터 폭풍처럼
불만사항을 접수하고는 다음 4세대 이후로는 단 한번도 채용한적이 없는걸로 알고 있다. 인터페이스에서
가장 중요한것중 하나는 사용자가 입력을 준 이후 그 입력이 정확히 처리되었다는 리액션인데, 이넘의
터치버튼은 그 리액션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으니 어딘가 찜찜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다. 그래서 보통 진동
모터등을 달아 인위적인 반응을 주지만, 그래도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힘을가하는 방향에서 위화감을
준다는 점에선 여전히 나쁘다. 액정 터치야 그럴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디스플레이와 별도로 위치한
조작계에 왜 대체 버튼형 터치를 넣는것인지 도저히 나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짓. 그런점에서 예전 D-Click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채용하지 않는걸 보면 생각보다
재미를 보지 못했던가 아님 다른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모양. 하긴, 하우징이 위아래로 나뉘니 두께에서
아무래도 손해를 보긴 할듯.
.
공짜이어폰과 관계없이, 요 몇년간 아이리버를 쓰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이리버란 회사에 꽤 호감을
가지고 있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나라 의 자존심’ 이라는 식의 애국심에
기대어서는 당연히 아니고; 예전 크래프트를 쓰던시절 받아 보았던 고객서비스가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일듯. 최근 몇년간의 모델들이 좀 안습한 경향이 있었는데, U100은 지금 당장 완벽하진 않아도
기존 모델에 비해 확실히 발전했다는 인상을 받을수 있었다. 사과를 깨물다가 혀를 깨물었던 실패에서
무언가를 배울수 있었다면 그리고 배운것으로 그 경험없이 나갈수 있는것보단 조금이라도 더 나아갈수
있다면, 안습했던 지난 시간도 그냥 헛된 시간은 아닐것이다. 하긴 이런말을 다른 데다가 할 입장은
아니지.. (….)
.
ps.
유승호는 좋은 모델이지만. 남자잖아! 남자잖아! 남자잖아! -_-